선로 유지·보수 등 기술인력 야간집중형 교대근무 실시, 역사 구조물 점검·관리하는 건축 분야는 주간집중형으로,철도노사 핵심 쟁점이었던 인력문제 해결 새 모델 제시
전국철도노조의 총파업이 지난달 25일 진통 끝에 마무리됐으나, ‘4조 2교대 근무제’ 전환을 위한 인력 충원 문제를 두고 노사 간 매듭을 짓지 못한 가운데 철도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4조 2교대를 도입하고 인력 충원 대신 색다른 자구 노력에 나선 서울교통공사의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교통공사는 이달 1일부터 기술 분야에 4조 2교대를 기본으로 하되, 업무별 특성을 반영한 근무 형태를 시범 도입했다고 6일 밝혔다. 서울도시철도공사(1∼4호선)와 서울메트로(5∼8호선)는 교통공사로 통합되기 이전인 2015년부터 기술 분야 업무에 4조 2교대를 시범 실시해 왔다. 4조 2교대는 작업조 4개 중 2개 조가 주간·야간에 일하고, 나머지 이틀은 비번·휴무로 쉬는 방식이다. 24시간 업무를 하는 철도 사업장에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3조 2교대의 대안으로 제시됐으나, 근무 조가 늘어나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
철도파업 때 노조는 4조 2교대 전환을 위한 인력 충원 규모를 4654명으로 주장했으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865명으로 추산했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산출한 인원도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통공사는 4조 2교대제에서 인력을 충원하는 대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을 택했다. 교통공사 노사는 지난 11월 26일 업무 특성을 반영한 근무형태 시범 도입에 합의했다.
지하터널 내 선로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궤도 분야는 열차 운행 종료 이후 선로에 진입할 수 있어 주로 밤 시간대에 인력을 집중하는 ‘야간 집중형 4조 2교대’를 택했다. 월 2회 비번·휴일인 날 야간 근무를 하면, 대신 주간 근무에서 2회 휴무를 받는 식이다.
역사의 건축 구조물을 점검·관리하는 건축 분야는 업무 대부분을 낮에 처리해 ‘주간 집중형’을 택했다. 기존 4조 2교대·3조 2교대로 근무하던 인력을 통상 근무에 좀 더 배치하되, 야간 비상사태 등에 대비해 일부 인력을 4조 2교대로 운영한다.
승강장안전문 분야도 궤도 분야와 유사한 야간 집중형을 도입했고, 역무 분야는 4조 2교대를 기본으로 하되 임신·육아 등으로 교대 근무가 어려운 직원은 주간·야간 근무를 선택해 전담하도록 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시범 실시를 통해 효과를 검증해 보고, 더 나은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문화일보('19.12.0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