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주변을 오가는 자기부상열차
인천공항에서 운영하는 자기부상열차가 ‘돈먹은 하마’로 전락해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김포을)은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운영하는 것보다 운영을 중단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용유도까지 운행되는 자기부상열차는 길이 6.1㎞, 6개 역사로 2017년 개통됐다.
국비 2174억원, 인천시 189억원, 인천국제공항공사 787억원 등 3150억원이 투입됐다. 운행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이며, 탑승 요금은 무료다. 그러나 이용 실적은 수요 예측의 11%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출·퇴근시간에만 운영돼 이용자는 하루 320명에 그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매년 유지관리비로 60억원을 투입하는 중이다. 개통 이후 올 상반기까지 투입된 운영비는 385억원에 달한다. 특히 자기부상열차는 2010년 건설 당시에는 신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UAM(도심항공교통)과 트램, 자율주행차량 등 차세대 교통수단 출현에 따라 개발과 사업이 중단되고 있다.
이미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단이 해체됐고, 궤도 유지보수를 위한 특장차 개발을 진행했으나 사업실효성 부족으로 개발이 중단됐다. 또 대전도시철도 2호선을 자기부상열차로 계획했으나 트램으로 변경됐고,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운영중이던 자기부상열차 체험시설도 유지비 부담으로 지난해 운영을 중단했다.
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자기부상열차 운영진단 및 운영대안 마련 용역’ 결과에 따르면 향후 30년간 연평균 유지관리비 178억원 등 총 5349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경제성이 0.32로 혈세만 축낼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부상열차를 30년간 운영하면 5349억원, 단축 운영하면 4516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운영을 중단해 철거하면 596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박 의원은 “운영할수록 적자인데다,
개발 중단에 부품 공급도 어려워 자기부상열차를 운영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국토부는 운영 중단을 포함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만큼 감사원의 종합감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자기부상열차는 경쟁력이 없고, 개발과 기술도 파급효과가 없다”며 “자기부상열차 부품의 내구 연한이 20년인데, 부품 조달이 어려워 직접 생산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국토교통부에 운영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출처 : 경향신문('21.10.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