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소음에도 기존 궤도시스템 고수하는 서울교통공사

 

시공 과정에 방진재 파손될 수 있는 STEDEF시스템…적시에 교체도 힘들어

방진재 교체 작업 준비 중인 ‘교통공사’…“신규 시스템 도입은 계획 없다”

현재 STEDEF시스템은 더 이상 효율성이나, 유지보수 측면에서 계속 사용할 시

문제만 더욱 악화 시킬 수 있는 구조로...

 

새로운 공법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가장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시작도 해보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는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

 

송파구에 사는 50대 양 씨는 5호선이 다른 노선보다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양 씨는 “2호선을 자주 타는데 유독 5호선만 시끄럽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대화하기도 힘들 정도다”고 덧붙였다. 

 

강북구에 사는 20대 최 씨는 5호선 소음이 귀를 막아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최 씨는 “이어폰을 착용해도 소음이 크게 들릴 정도다”고 말했다. 

 

서울 2기 지하철(5-8호선)은 소음이 심한 노선으로 손꼽힌다. 특히 5호선은 일부 구간이 주택가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노선 굴곡이 타 노선보다 심해, 운행 소음도 다른 노선보다 크다.

 

 

서울 지하철 5호선에 부설된 STEDEF시스템 

 

지난 2019년 9월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서울교통공사 감사 결과’에 따르면 5호선 송정-마곡 구간의 평균 소음이 88.8dBA로 측정됐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은 80dBA이상 소음에 노출되면 청력 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에게도 치명적인 소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5호선을 비롯한 서울 2기 지하철의 소음 문제의 원인으로 궤도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5-8호선 대부분 구간에 매설된 ‘STEDEF시스템’이 운행 소음의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196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STEDEF시스템’…정밀 시공성 낮아

 

콘크리트 궤도 형식 중 하나인 STEDEF시스템은 과거 1960년대 중반 프랑스에서 최초로 고안된 시스템이다. 전 세계 많은 도시철도에 부설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서울 지하철 5호선 기점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STEDEF시스템은 콘크리트 도상에 방진상자를 넣고 여기에 방진패드와 침목블록을 담아 콘크리트 도상에 매설하는 톱다운(Top Down)방식이다. 이때 침목과 도상은 방진상자에 의해 서로 분리되고 침목 밑에 있는 방진패드가 열차하중에 의해 생긴 진동과 충격을 흡수한다.

 

 

서울 5호선 침목(블록) 하부 방진상자 손상(열화) 모습

 

문제는 STEDEF시스템이 방진패드 및 방진상자(이하 방진재)의 마모나 변형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어 적시에 교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방진재가 콘크리트에 매립되기 때문이다.

 

또한, 침목블록과 방진상자를 끼우는 과정에서 두 용품끼리 맞지 않는 크기에 매립되기 때문에 시공 단계부터 파손되는 일이 발생한다. 애초에 STEDEF시스템의 시공 정밀성이 낮다는 뜻이다. 더구나 STEDEF시스템은 침목과 방진재간의 미세한 틈새가 있도록 비접착식으로 매설되는데 문제는 미세한 틈새가 생기면서 지속적으로 마찰을 발생해 방진재의 마멸(磨滅)과 변형을 촉진시킨다.

 

방진재가 마모되니 제 기능을 못하고 적시에 교체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돼 차내 소음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결국 승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경우 개통된 지 25년이 지나면서 시설 노후화가 가속되자 이러한 문제들이 수면 위에 올라왔다.

타 운영사와 전문가들의 입장은 STEDEF시스템은 구형이고 유지보수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STEDEF시스템(부산 2호선)과 다른 시스템(부산 3호선)을 같이 운용하고 있는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STEDEF시스템은 유지보수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면서 “이는 STEDEF시스템의 구조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STEDEF시스템이 해외 철도에서도 사장(死藏)된 공법이고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도시철도에서는 STEDEF시스템이 구형이고 문제가 많다고 판단해 다른 시스템으로 바꾸고 있다”면서 “방진재가 파손 된다면 소음 문제는 물론, 궤도도 뒤틀릴 수 있어 안전에도 큰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결국 방진재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니 오히려 유지보수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도시철도(서울 5~8호선, 부산2호선, 대구 1호선 등)에 시공된 콘크리트 궤도(왼쪽은 STEDEF시스템,

오른쪽은 LVT시스템 / LVT시스템은 침목-침목 사이에 RC바를 설치하지 않는다)     

 

노후화 된 2기 지하철…교통공사는 기존 시스템 '유지'

 

현재 서울교통공사(이하 교통공사)는 개통한 지 20년이 지난 5-8호선을 대상으로 노후 시설물 교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문제는 전문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교통공사가 기존 ‘STEDEF시스템’을 고수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교통공사는 나라장터 조달시스템을 통해 ‘STEDEF용 침목 방진패드 및 방진상자 규격서 제ㆍ개정을 위한 적정소재 및 특성치 선정 기술용역’ 공고문을 게시했다.

 

용역의 목적은 5-8호선 STEDEF시스템에 매설된 방진재를 교체할 때 범용적이고 표준화된 규격을 제정하기 위함이다. 즉, 교통공사는 기존 STEDEF시스템을 고수하고 궤도 용품만 교체한다는 뜻이다.

 

교통공사 궤도처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진 방향은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성능이 개선된 방진재를 교체하는 쪽으로 진행될 계획이다”면서 “아직까지 STEDEF시스템에 대해서는 사용성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없어 기존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궤도 개량 사업은 아직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존 STEDEF시스템에 문제가 많다는 의견에 대해서 교통공사 관계자는 “해외사례나 기술 자료를 통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은 전면적으로 개량하기에는 사업비와 같은 제한사항이 있어 우선은 기존 시스템을 유지한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개량도 고려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궤도 전문가 A씨는 유지보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교통사에서 운용하고 있는 1-8호선 궤도 시스템을 보면 1-4호선의 경우 새로운 공법을 많이 채택 사용하고 있는 방면에 5-8호선의 경우는 기존 공법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새로운 공법을 채택하고자 하는 의지와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그는 “도시철도 백년대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유지보수도 용이한 궤도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면서 “비용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분야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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