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손실 최대 5조…대우조선 이지경 만든 `3가지`
① 무책임 경영 ② 산업銀 부실관리 ③ 강성노조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5조원대 손실 사태는 한국 한계기업 부실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손실 규모도 엄청나지만 이런 내상을 숨기고 선제적으로 관리·대응하지 못한 데다 후속 조치마저 쉽지 않은지배구조(거버넌스)의 대표적 실패 사례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는 벗기면 벗길수록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는 '양파'를 연상시킨다.도대체 얼마나 돈을 넣어야 이 회사가 살아날지, 과연 기존 지배구조와 회사 조직으로 다른 민간 경쟁사들과 경쟁해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조 원대 부실은 해양플랜트 분야 대규모 손실에서 비롯됐다.물론 해양플랜트 손실은 대우조선해양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과삼성중공업도 수조 원의 내상을 입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부실을 가장 늦게 인정했고, 그동안 눈덩이처럼 손실을 키웠다는 점에서 심각한위기관리 문제를 노출했다.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을 비롯한 당시 경영진은 수조 원대 플랜트 손실을 알고서도 연임을 위해 눈을 감았을가능성이 높다. 2014년 당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모두 수조 원대 손실을 고백한 상황에서도대우조선해양만 유독 손실 없이 '나홀로'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은 의문이 남는다.대우조선 내부에서는 "남들이 모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도 그 자리(대우조선 사장)에 앉으면 누구도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민간기업과 달리 정부의 간택을 받아 경영권을 갖는 대우조선 최고경영자(CEO) 쟁탈전은 그야말로 '다 먹거나하나도 못 먹는(All or Nothing) 게임'에 비유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에서 칼부림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 권력을 잡으면 사실상 누구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점도 대우조선 리스크를 높인다.회사 주인은 주주지만 대우조선의 '과도기적'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대우조선을 컨트롤할 수 있는능력도, 의지도 없다.
산업은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직접투자 형태로 128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 임직원이 개별산업 생리를 파악해 큰 그림을 그리거나 세부적인 관리감독을 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산업은행에서 직접 내려보내면서 재무와 관련된 내용을 파악하려 했지만산은 측은 부실이 세상에 드러날 때까지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시장에서 산은을 보고 '몰랐다면 무능, 알았다면 방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대우조선 임직원과 노조들도이미 '주인 없는 달콤함'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삼성보다 더 큰 돈줄'로 불리는 산업은행 그룹에포함되면서 방만하고 안이한 조직 문화가 뿌리내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후발주자로 들어와 저가 수주와 불리한 조건 계약으로 과열경쟁을 일으킨 주범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사출처 : 연합뉴스('15.10.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