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수명 25년은 너무 짧아"…관리 잘하면 40년도 쓸만

"전동차 수명 25년은 너무 짧아"…관리 잘하면 40년도 쓸만


예산낭비 요인으로 지목돼온 '지하철(도시철도) 전동차 사용내구연한'이 폐지돼, 앞으로는 관리만 잘 하면 전동차를 40년 이상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메트로가 보유중인 전동차는 모두 1,944량. 지난 1974년부터 지하철을 운행해온 서울메트로는 1997년부터 올해까지 '내구연한 25년'이 지난 전동차 264량을 교체했다.
264량의 전동차 구입가격은 모두 2,320억원으로, 1량당 평균 8억 8천만원에 구입한 셈이다.


이중 지하철 박물관 전시용으로 보관중인 전동차 10량을 제외한 254량은 공개경쟁입찰을 거쳐 1량당 평균 980만원에 매각됐다. 구입가의 1%라는 헐값에 팔린 것이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모두 1,561량의 전동차가 있지만 지하철이 지난 95년 이후 개통돼 아직 내구연한이 지난 전동차는 없다.
모두 2,084량의 전동차가 있는 코레일도 1998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2,360억원을 들여, 365량의 전동차를 교체했다.


그러나 부품 재질이나 정비방법, 운용조건 등에 따라 노후화된 정도가 다른 차량을 사용내구연한에 따라 일괄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외국에서는 사용내구연한을 따로 규정하지 않고, 철도운영기관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필요시 대수선을 한 뒤 30～40년 이상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전동차의 재질도 연강철에서 '재질이 뛰어난' 스테인레스와 알루미늄으로 바뀌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이같은 추세에 따라, 조만간 '도시철도차량 관리에 관한 규칙(부령)'을 개정해, 전동차 내구연한을 폐지하는 대신 '제작설계수명'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서울메트로나 코레일 등 철도운영기관이 차량 발주때 차량의 수명을 알아서 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차량의 노후상태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25년에서 최장 5년간 더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현행 규정도 최장 15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차량 제작기술과 재질이 향상된데다 차량유지보수를 고려할 경우 내구연한을 25년으로 제한하는 것은 경제성 측면에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새로운 기준을 이르면 내년 2.4분기부터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전동차 관리만 잘 하면 40년 이상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내구연한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도시철도 표준화 연구개발사업' 연구용역 결과를 최근 국토부에 제출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내구연한 폐지와 관련해, "지하철의 만성적자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기사출처 : CBS경제부 박종환 기자  [ 2008-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