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성을 기반으로 한 현대 기업 조직도 각종 터부에 얽매여 있는 경우가 많다. 터부는 창의성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일을 피하는 핑계거리가 될 수도 있다. 조직의 혁신을 방해하는 터부의 유형과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본다. 

멜빈이라는 이 남자 참 괴팍하다. 길에 그어진 선을 밟지 않으려 기이하게 걷는다. 비누는 단 한 번만 쓰고 버린다. 외식을 할 때도 자신의 포크와 나이프를 챙겨 갈 뿐만 아니라 늘 앉던 자리가 아니면 앉지 않는다.
남들에게 문제가 아닌 평범한 일이 강박증을 앓는 그에게는 모두 금기, 즉 터부(taboo)이다. 삶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이해 못할 행동을 하는 그를 모두 꺼리니 인간관계도 삐걱댄다. 

1997년작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의 장면들이다. 강박증에 빠진 주인공 멜빈을 실감나게 연기한 잭 니콜슨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합리성의 바탕 위에 서 있는 현대 기업 조직도 때로 멜빈처럼 이상한 금기에 사로잡히곤 한다. 어떤 조직은 특정 부서나 사업을 신성시하며 비판을 일절 금한다. 시대에 뒤처진 말을 신탁으로 받들며 스스로를 얽매는 조직도 있다. 과거 실패한 관행이나 사업 분야에 관한 이야기는 절대 입 밖에 낼 수 없는 조직도 있다. 전력질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온갖 터부를 피하려 갈지자 걸음을 하는 조직들은 영화 속 멜빈처럼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 

검증이 어려운 은밀한 터부가 문제 

모든 것이 허용되는, 즉 금지 없는 조직은 없다. 위법행위나 차별적 관행은 당연히 금지된다. 법과 무관하게 원만한 조직 생활과 예의를 위해 삼가야 할 것도 많다. 예컨대 성, 종교, 인종, 정치 등 사적이고 민감한 주제와 관련된 논의나 행동은 조직에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상식적인 금기들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암묵적으로 사업 의사결정을 제한하는 은밀한 터부들이다. 

폴리네시아 어 ‘tabu’ 또는 ‘tapu’에서 비롯된 말인 터부는 명확한 근거가 없음에도 두려움에 의해 사고와 행동을 제약하는 구속을 뜻한다. 인류학의 고전 『황금가지』의 저자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경은 위험을 겪은 경험이 특정 행동의 금지로 굳어진 것이 많은 터부들의 기원이라고 보았다. 터부에는 위험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터부는 언급 자체가 꺼려져 검증이 어렵고, 내용과 근거도 ‘~하더라’는 식으로 전해져 사람마다 달리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과거에 뿌리를 둔 터부가 현재도 유효하다는 보장이 없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냉철해야 할 기업 경영이 이처럼 근거가 불분명한 터부의 영향을 받는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혁신 앞에 놓인 알박기, 터부 

사람들은 터부 앞에서 타인의 지적 이전에 스스로를 검열하고 삼간다. 그리고 그것이 몸에 익으면 터부와 관련된 것은 애초에 대안에서 제외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자들은 터부를 ‘생각의 경찰(thought police)’이라고도 말한다. 마치 교차로에 선 경찰처럼 위반할 생각부터 막는다는 뜻이다. 

터부 뒤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다양한 대안의 싹을 자른다는 점에서 터부를 창의와 혁신 앞에 놓인 일종의 ‘알박기’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터부와 같은 제약 조건이 있어야 더욱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창의적 사고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말이지, 불필요한 제약과 구속을 일부러 가하라는 자학적인 말은 아니다. 더 빠르고 높이 뛰기 위해 일부러 중량을 지는 육상 선수는 없다. 

터부는 생각조차 안되는 것이다. 안되는 것이 많은 조직은 안되는 게 당연하다. 

안 해도 되는 좋은 핑계거리 

터부의 가장 나쁜 해악은 구성원들이 그것을 적극적으로 악용할 때 발생한다. 어렵고 위험 부담이 큰 일을 피하는 핑계로 터부를 내세우는 것이다. 

내가 힘들고 능력이 모자라서 못한다는 핑계를 대기는 어렵다. 하지만 원래부터 우리 조직에서 금기였음을 들어 피할 수 있다면 훨씬 마음이 편하다. 외적귀인(external attribution)의 대상으로 터부를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터부는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니 참으로 매력적인 핑계거리가 아닐 수 없다. 

조직 내에는 어떤 터부가 있는가?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는 논문집 『토템과 터부』에서 터부를 ‘신성한’ 것과 ‘두려운’ 것으로 구분했다. 조직 내의 터부들도 유사하다. 절대적인 권위가 있다고 여겨져 피하는 것이 있고, 반면에 나쁜 결과가 두려워 피하는 것도 있다. 다양한 조직의 사례를 통해 이를 살펴본다. 

- 성역 : 건드려서는 안되는 

미국의 에너지 회사 엔론(Enron)에는 에너지 트레이더 집단이라는 성역이 있었다. 투기, 아니 차라리 도박에 가까운 그들의 투자 행태, 그리고 그들이 창출했다 주장하는 현금흐름 없는 장부상의 이익을 미심쩍게 보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러나 경영층의 비호를 받는 그들을 건드릴 만큼 용기 있는 사람은 없었다.
트레이더들은 내부 투자 규정 따위는 가볍게 무시했지만 이를 따지고 드는 사람은 없었고, 심지어 회계법인이 이들의 횡령 가능성을 지적했을 때조차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갔다. 그들이 회사를 지탱하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리 감독의 책임을 진 경영진조차 그들이 수행하는 거래의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다. 이런 치외법권적 성역을 만든 대가는 참혹했다. 엔론은 2001년 엄청난 파문과 함께 파산했고, 부실과 부정의 대명사로 남았다. 

우리는 많은 조직에서 엔론의 트레이더 집단과도 같은 ‘성역’들을 본다. 성역은 회사가 일어나는 데 큰 역할을 한 부서나 사업, 또는 현재의 권력과 인력이 집중되어 있거나, 전략적 목적으로 힘이 실린 곳인 경우가 많다. 

조직에는 역량을 모아 중요하게 키워야 하는 집단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집단을 향한 건전한 비판과 견제마저 터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바로 그곳부터 조직이 곪아 들어갈 수 있다. 중요한 집단은 있어도 되지만 중요한 만큼 열려 있어야 한다. 

- 신탁 : 더해도 덜어도 안되는 

1950년대 후반, 중국에서 국가주석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은 마치 신탁과도 같은 절대적 권위가 있었다. 그는 1958년 들쥐, 파리, 모기, 참새를 없애자는 위생운동인 이른바 ‘제사해(除四害)운동’을 주창했다. 

문제는 참새였다. 참새는 곡식을 축내지만 해충의 천적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절대적인 지도자의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참새잡이에 동원되어 참새의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르렀다. 천적인 참새의 감소는 해충의 창궐로 이어졌고, 곧 식량 생산이 급격히 줄며 대기근의 한 원인이 됐다. 좋은 뜻의 위생운동이 “참새를 없애자”는 말만 남게 되자 어이없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일찍이 맹자는 ‘시(詩)를 풀이하는 자는 글자에 얽매여 표현을 해치면 안되고, 표현에 얽매여 뜻을 해쳐서는 안된다’고 했다.  말 자체에 매달리기보다 속뜻을 새기란 의미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게 쉽지 않다. 

많은 조직에는 최고 경영자나 경영의 구루(guru) 등 권위를 지닌 사람들이 남긴 신탁과도 같은 말들이 있다. 때로는 그 말에 대한 의문과 반론이 터부가 되어 구성원들이 말의 울타리 속에서 옴짝달싹 못하기도 한다. 

일사불란한 지휘와 실행이 중요한 조직은 명령과 지시를 존중해야 한다. 권위와 전문성을 지닌 지닌 구루의 말에서 얻어야 할 것도 많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절대적인 금언은 없다. 언제나 검증과 수정이 가능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진정한 의미와 맥락은 사라지고 단어 하나 하나의 뜻에만 매달리게 된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서 나온 말들은 서로 모순될 수도 있다. 그런 말들이 걸러지지 않고 쌓인다면 구성원들은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 상처 : 손대면 덧나는 

13세기 몽골이 일으킨 침략의 폭풍은 한반도를 덮쳤다. 당시 고려는 강화도로 천도하여 전 세계를 휩쓴 몽골 제국을 상대로 30년 가까운 기간을 버텨냈다. 이처럼 긴 항쟁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로 몽골군 내부의 ‘물’에 대한 뿌리깊은 금기와 두려움을 드는 주장이 있다. 

건조한 내륙 출신인 몽골인들이 익숙하지 않은 물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실패가 물과 관련된 금기가 되었고, 그것이 수전(水戰)에 대한 회피와 소극적인 태도로 이어져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오랜 기간 항전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도 몽골에 특히 물과 관련된 금기가 많다는 사실이 이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과거의 실패는 흔히 정신적 외상(trauma)이 된다. 그리고 정신적 외상에 따르는 대표적인 반응 중 하나는 회피(avoidance)이다. 그 실패와 관련된 상황과 자극을 피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패와 관련된 내용이 터부가 될 수 있다. 특히 최고 경영자 등 상사의 실패는 부하들이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실패 없이 사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대하는 자세이다. 실패와 관련된 내용이 곧 터부가 되는 조직은 결코 실패로부터 배울 수 없다. 

- 재앙 :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임진왜란은 예측 못한 재앙이 아니었다.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 등을 보면, 전쟁 이전에 유성룡을 비롯한 일부 선각자들은 왜적의 침략 가능성을 간파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주장했다. 그러나 평화에 안주하던 유약한 관료들은 태평시대에 전쟁준비는 백성을 불안케 한다며 전쟁에 관한 논의 자체를 막았다. 다가오는 위기를 외면하고 그 언급을 터부시 한 것이다. 그 결과 조선은 별다른 대비 없이 전쟁을 겪게 되었다. 이처럼 현실안주라는 타성(inertia)에 빠진 조직은 빤히 보이는 재앙에 대한 언급을 터부시하는 경우가 많다. 

한 산업을 지배하던 우량 기업이 산업의 변화와 함께 맥없이 몰락하는 모습이 그 예이다. 산업 판도의 변화가 눈 앞에 보이고, 대응할 시간과 자원이 넉넉했음에도 아무런 대비 없이 몰락한 것이다. 그 이면에는 지금의 편함을 깨지 않기 위해 애써 미래의 재앙을 외면하고자 한 심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현재의 주력 사업이나 강점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주장은 조직 내 기득권층의 강한 저항에 막혀 논의조차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터부에 취약한 한국의 조직 문화 

앞서 살펴 본 터부들은 조직의 상층부와 깊은 연관을 지닌 경우가 많다. 이는 프레이저경이 『황금가지』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전통을 다루며 언급한 터부 중 다수가 왕이나 족장과 관련되어 있는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어느 조직이나 상층부로 갈수록 터부의 특성인 성스러움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조직들은 아직도 권위적 위계 문화가 강한 편이다. 이는 한국의 조직들이 조직 상층에서 비롯된 터부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금기, 무작정 깨기보다 옥석을 가려야 

스탠퍼드 대의 로버트 서튼 교수는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조직에서 무엇이 신성시(sacred) 되고, 무엇이 금기(taboo)인지를 분명히 정리해야 좋은 리더”라는 말을 했다. 조직의 바람직한 가치와 터부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관계라는 뜻이다. 

모든 터부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오히려 성숙한 조직은 터부의 옥석을 가려 이를 활용할 줄 안다. 이를 위한 방법을 살펴보자. 

- 먼저 테이블 위로 

“사람들이 마음 놓고 믿는 것일수록 온 세상 앞에서 더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위대한 정치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 『자유론』에서 한 말이다. 

터부는 은밀하다. 같은 조직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테이블 위에 올려 터놓고 이야기하며 어떤 터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이후에야 건설적 논의가 가능하다. 그러나 생각조차 꺼리는 터부를 어떻게 논의한다는 말인가? 간단하다. 일부러 모든 것을 이야기해도 되는 자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례는 IBM의 2003년 온라인 토론 ‘Value Jam’일 것이다. 당시 CEO였던 사무엘 팔미사노(Samuel Palmisano)의 주도로 전세계 임직원이 장장 72시간에 걸쳐 인트라넷으로 회사의 가치와 방향성에 대해 자유 토론을 벌였다. 

첫 24시간은 구성원들의 불만과 비난이 폭주했다. ‘경영진은 주가 밖에 모른다’는 식의 비난성 지적도 여과 없이 쏟아졌다. 토론이 격해지자 일부 경영진은 CEO에게 행사 중단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흐름이 변했다. 구성원들은 점차 회사가 보존해야 할 문화와 버려야 할 문화를 허심탄회하고 건설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3일간의 격렬한 토론을 마치고 회사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회사의 새로운 가치를 제안했고, 실행팀을 만들어 관행을 바꿔가는 작업을 수행했다. 경영진이 미처 몰랐던, 그리고 말할 기회가 없었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지혜와 공감대를 얻은 것이다. 

- 객관적이고 엄격한 잣대 

문제가 되는 터부를 찾았어도 그것이 저절로 깨지진 않는다. 특히 현재의 핵심 사업에 관련된 터부들이 그렇다. 문제를 발견해도 기득권을 지닌 이들의 저항을 물리치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사전에 객관적이고 단순한 기준을 정해 놓고 그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치적이고 소모적 논쟁을 피하는 방식이다. 

1992년 엑손 모빌(Exxon Mobil)의 CEO가 된 리 레이먼드(Lee Raymond)는 포트폴리오를 수익성 중심으로 개선하길 원했다. 그러나 기존 사업의 저항을 고려할 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자 그는 매년 수익성이 하위 3~5%에 해당하는 자산을 선정하고, 그것을 매각 대상으로 삼는다는 단순한 기준을 제시했다. 매각 대상이 된 자산을 보유한 사업부는 확실한 회생 시나리오가 있는 경우에만 그 자산을 계속 보유할 수 있었다. 객관적 수익성이라는 반박이 어려운 기준으로 금기와 정면승부를 벌인 것이다. 

간단하지만 단호한 이 방법으로, 그의 재임기간 동안 1992년 1,170억불이던 매출이 2004년 3,000억불로 성장하였고, 이익은 5배나 커졌다. 

- 덮어 쓰기 

이미 이야기 했듯 터부는 무조건 없애야 할 대상은 아니다. 사전에 행위를 예방한다는 터부의 장점은 사후적 처벌에 중점을 둔 규정보다 구성원 행동 변화에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다. 따라서 수준 높은 조직들은 의도적으로 조직의 개성과 가치를 반영한 좋은 터부를 만들기도 한다. 전통 사회의 미신과 터부를 과학적 원리들이 대체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좋은 터부를 만든 예를 살펴보자. 

DuPont사의 안전 기준은 단순한 규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회사 설립 초기인 181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Life Saving Rule’이라는 이름의 안전 규정 앞에는 흔히 ‘불가침(inviolable)’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안전 규정의 위반을 터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규정은 고용의 조건으로 인식되어 어길 경우 해고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나 이는 은밀한 금기와는 다르다. 분명한 내용이 공지되어 있고, 환경과 상황에 따라 수정된다.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그리고 검증에 열려있는 긍정적 터부로 자리잡은 것이다. 

좋은 터부를 만들어 공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것이 구성원의 행동에 자연스럽게 배어들어야 한다. Facebook은 이를 위한 도구로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신입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Bootcamp’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식의 전달보다는 신입구성원들이 조직의 가치를 몸으로 익히게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빨리 움직이고, 기존의 것을 깨라’는 조직의 신성한(sacred) 가치와 ‘필요 이상의 완벽함을 위해 느리게 일하기’라는 조직의 금기(taboo)를 익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교육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사나 교육 담당자가 아닌 현업의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을 이끌게 한다. 그들이 신입 개발자들과 6주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을 통해 회사의 가치와 일하는 방식을 전달하게 하는 것이다. Facebook은 때로 수 십 명의 현업 개발자들을 프로그램에 투입할 정도로 이 교육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터부를 터부시해야 하는 진짜 이유 

기업이 지닌 나쁜 터부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과거, 그리고 조직의 내부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래와 고객을 향한 진취적인 금기는 찾기 어렵다. 터부의 지배를 받을 때, 조직은 점점 과거를 향하게 되고, 고객으로부터는 멀어지게 된다. 조직이 유령과도 같은 터부와 싸워야 하는 진짜 이유이다. 

미신과 터부를 극복하지 못한 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기업도 다르지 않다. 터부에 사로잡힌 조직은 결국 성공까지 터부로 만들수 있다.  <끝>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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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생활 잘 하는 법 "보고 잘 하는 법/ 보고서 잘 쓰는 법" 모든 조직생활이 마찬가지지만 회사 생활은 기본적으로 보고와 지시(피드백)의 연속이다. 보고를 잘 하는 것, 보고서를 잘 쓰는 일이 회사 생활의 가...
    Date2012.04.08 By송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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