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 가운데는 특정한 효과나 장점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마치 반대 입장이 틀린 것처럼 호도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리더십은 본질적으로 딜레마의 경영이고 모호함을 용인하는 것이다. 정반대의 것이 공존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모순을 회피하지 않고 대처할 때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 

이런저런 행동의 효과에 초점을 맞추는 리더십 주장들은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반대 논리도 성립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스피드 경영이 중요하므로 리더는 빠르게 결정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주장은 리더십의 대가 스티븐 코비 박사가 ‘리더는 급하지 않고 중요한 것을 챙겨야 하며 중요한 것일수록 급하게 해서는 안될 것들이 많다’고 말한 내용과 상충되어 보인다. 

리더십 패러독스를 연구한 리처드 파슨은 리더십에 대해 본질적으로 딜레마의 경영이고 모호함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분권화와 통합, 속도와 신중 등 개념적으로 병립하기 어려운 모순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고, 나아가 정반대의 것이 공존함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논리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조직과 사업의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것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령 냉동 가공 식품의 발전은 인스턴트 식품의 발전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신선한 재료, 유기농법, 요리사에 대한 새로운 존경과 같은 예상치 못했던 정반대의 현상도 가져왔다. 이처럼 극과 극은 서로 통하며 정반대의 것은 공존할 뿐만 아니라 서로를 개선시키기도 한다. 

리더는 한 쪽으로 치우친 리더십 주장들을 잘 살펴야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일선 현장에서 자칫 빠질 수 있는 리더와 리더십 관련 오해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보자. 

1. 리더가 관리자보다 낫다? 

리더가 관리자보다 ‘낫다’는 식의 개념이 소개된 이후 현장의 관리자들은 한 순간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말았다. 경기 불황이라도 겹치면 가장 먼저 효율화 대상으로 거론될 정도다. 『초우량 기업의 조건』의 저자인 톰 피터스가 “중간 관리자의 90%가 현상 유지에 급급해 조직의 변화와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라며 관리자를 비판하면서 ‘매니저가 되지 말고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이미 공공연하다. 과연 관리자들은 모두 ‘리더’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경영학의 파괴적 선구자로 불리는 헨리 민츠버그 교수는 2003년 하바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이제 모두가 리더가 되기만을 바랄 뿐 훌륭한 관리자가 되려는 사람은 없다”고 한탄하였다. 글로벌 인력채용 전문기업 랜드스태드 테크놀로지는 직원들이 관리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볼 때, 머지 않아 ‘관리자 결핍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예측한다. 

관리와 리더십은 직접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전혀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정글을 헤쳐나가는 한 무리가 있다고 할 때, 한 발 앞서 나무위로 올라가 멀리 방향을 내다보고 가야 할 길을 지시하는 사람이 리더로, 사람들 속에서 덤불을 헤치도록 도구를 만들어주며 독려하는 이를 관리자로 비유했다. 조직 이론가인 워렌 베니스는 “리더는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며, 관리자는 주어진 일을 올바르게 하는 사람”이라는 유명한 구분을 내린 바 있다. 모두 다른 점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결코 어느 쪽이 더 낫다고는 하지 않는다. 

따라서 관리를 일상적이며 흔해빠진 것으로, 리더십을 그 반대 선상에서 고상하고 고귀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다. 헨리 민츠버그 교수는 “리더십 없는 매니지먼트는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며 매니지먼트 없는 리더십은 근거도 없는 오만을 조장한다”고 리더십과 관리 중 어느 하나만을 취할 때 수반되는 위험을 경고한다. 조직에는 관리가 필요한 장소와 때가 있고 리더십 역시 마찬가지다. 

리더십만 추종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리하게 동시에 두 가지 역할을 다하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피터 드러커는 소위 관리적 리더십(Managerial Leadership)에 대해서도 그저 ‘뒤죽박죽일 뿐’이라 비판했다. 일과 사람의 특성에 따라 관리 또는 리더십의 필요성은 수시로 변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 리더십은 훈련으로 개발된다? 

리더십 서적들은 리더십이 훈련으로 만들어진다고 암시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기법들과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부단한 훈련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훈련으로 리더십을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은 가장 흔한 리더십 오해 중 하나다. 

훈련이라는 것은 모두 똑같은 기술을 배우게 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비슷하게 만드는 속성이 있다. 예컨대 근육을 키우는 보디빌딩은 정해진 방법에 따라 얼마나 많은 트레이닝을 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다시 말해 누구나 열심히 반복하고 숙달하면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훈련이다. 

하지만 리더십은 정해진 수준이라는 것이 없다. 리더십을 지식의 획득이나 기술의 반복 숙달로 다다를 수 있는 어떤 경지로 여긴다면 그것은 리더가 아닌 전문가를 좇는 것이다. 좋은 부모가 ‘부모 전문가’가 아닌 것과 비슷하다. 위대한 리더로 칭송 받는 이들 가운데 리더십 훈련을 열심히 한 사람은 거의 없다. 미국인들이 가장 탁월한 리더로 존경하는 스티브 잡스나 잭 웰치만 봐도 리더십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좋은 리더십의 비결은 스스로 타고난 리더십 잠재력을 끊임 없이 확장시켜 나가는 노력이다. 따라서 이를 도와주는 차원에서의 교육이 중요하다. 교육은 적절한 리더십 각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배움을 통해 영감과 지혜를 얻게 해준다는 점에서 훈련과 구별된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접하고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봄으로써 사람들은 서로 다른 모습의 리더로 조금씩 성숙해갈 수 있다. 

그렇다고 리더에게 훈련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리더로서 꼭 필요한 문제해결 역량은 훈련을 통해 증진될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방법과 해결 프로세스 등은 여러 조직 이슈에 효과적인 접근 방법이 된다. 다만, 여기에서도 정해진 기법만을 고수하면 오히려 문제의 창의적 해결이나 근본적인 치유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조직에서 직면하는 문제중에는 어떤 실수나 결함으로 인해 생겨 원인이 분명한 경우도 있지만, 매우 가치있는 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여 해결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3. 커뮤니케이션은 많을수록 좋다? 

조직 내 소통이 강조되면서 커뮤니케이션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식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을 증대하려면 어떤 형태이건 대화가 많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변화와 혁신은 누구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어야 더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커뮤니케이션의 양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역기능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리더에게 ‘많은’ 보다는 ‘정확하고 간결한’ 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하다. 
수천 마리로 이루어진 물고기떼나 새떼의 군무(群舞)를 보면 전체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고 다양한 형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경이로움마저 들게 한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군집이론(Swarm Theory)에 따르면, 수천 마리의 개체들이 놀라우리만치 조직화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비결은 간단한 몇 가지 신호와 의사결정 법칙의 공유에 있다. 예컨대 한 무리의 개미가 적을 만나면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을 공기 중에 배출하고 이를 감지한 개미들은 즉시 쫓아오게 되어 있다. 페로몬은 강하지만 지속력이 약해 위험이 사라지면 즉시 배출이 중지된다. 이는 모두에게 지원 요청을 그친다는 의미가 된다. 

기업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의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공식적, 비공식적 회의나 보고, 이메일과 전화 등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의 양은 충분하거나 오히려 과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내용과 방식이다. 

2005년부터 한국 임원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있는 글로벌 HR 컨설팅회사 헤이그룹에 따르면, 한국 기업 임원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으로 부하 직원의 의견을 물어보거나 반응을 들어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부정적인 단어와 표현으로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위주의 피드백하는 것을 들고 있다.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뭔가 부하 직원이 모르고 있는 것을 유려한 말솜씨로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상사의 일방적인 연설로 끝나는 회의, 부하 직원들이 스스로 말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질책만 듣는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 많아도 조직의 긍정적 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상하간의 세력 불균형이 극명한 사이에서 부하 직원에게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것 역시 커뮤니케이션의 질보다 양을 강조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경직된 조직 분위기 속에서 부하가 상사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기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솔직하게 말할수록 대개는 상사에게 약점 잡힐 가능성만 커지기 때문이다. 관계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의 양만 신경 쓰면 소통이 아닌 불통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는 것이다. 

4. 칭찬으로 동기를 부여하라? 

칭찬은 가장 널리 쓰이는 인간 관계 기법 중 하나다. 리더십 학자 켄 블리차드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발표하자 리더십에서도 칭찬의 동기부여 효과를 강조하는 주장들이 많이 등장하였다. 그런데, 과연 칭찬을 많이 할수록 부하 직원들은 더 열정적으로 업무에 몰입하는 것일까?
2003년 한국교육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80년대 전후로 태어나 영재로 주목 받던 8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평범하거나 상식적인 기대수준에 못 미쳤다고 한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려서부터 수없이 많이 들었을 칭찬에 주목한다. 스탠포드대 심리학과 캐롤 드웩 교수는 “사람은 누군가로부터 똑똑하다는 칭찬을 받으면 그렇게 되지 못한 자신을 굴욕적으로 여기고, 칭찬을 했던 사람에게 똑똑하지 않다고 여겨질까 봐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차라리 열심히 하지 않고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은 다음, ‘원래는 똑똑하지만 노력하지 않아서 그럴 뿐, 만약 노력했더라면 더 잘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는 심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교육방송채널 EBS는 칭찬의 효과에 대한 간단한 실험을 방영한 적이 있다. 초등학생과 대학생들로 하여금 수십 장의 단어 카드를 짧은 시간 동안 암기하도록 한 후 칠판에 적게 하였다. 피실험자의 절반은 단어를 적는 동안 머리가 좋다거나, 기억력이 탁월하다는 등의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의도적으로 자리를 비우자 칭찬을 받았던 학생의 70% 이상이 책상 위의 단어 카드를 훔쳐보았다. 칭찬을 듣지 않았던 학생은 누구도 단어 카드를 들춰보지 않았다. 실험 후 칭찬을 받았던 학생들은 선생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고, 칭찬이 틀렸다고 여겨질 까봐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반면 칭찬을 받지 못했던 학생들은 문제 푸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고, 좀 더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험 결과는 의도적인 칭찬이 동기 부여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직장에서도 의도가 있는 칭찬으로는 진정한 동기를 부여하기 어렵다. 뭔가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칭찬은 이를 간파한 사람을 언제든지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칭찬은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이 더 높은 지위에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하기에 더욱 그렇다. 특히 잘하긴 했는데 좀 더 빨리 했으면 좋겠다거나, 다른 부서의 누구보다는 못하지만 나름 훌륭하다는 식의 일관성 없는 칭찬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의도가 내포되어 있지 않더라도 칭찬의 효과는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다. 의례적이고 습관적인 칭찬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빠르게 적용된다. 칭찬의 효과를 과신하는 리더일수록 대개 질책에 앞서 의례적인 칭찬으로 얘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칭찬받지 못할 상황에서 받는 칭찬은 누구나 질책을 위한 사전 포석임을 쉽게 눈치챈다. 또 대화를 끝내고 싶을 때 무의식적으로 예의를 차리는 칭찬의 말 몇 마디로 인해 상대방과의 감정적 친근감이 사라지기도 한다. 

진정한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칭찬이라는 기법보다 리더의 진심이 중요하다. ‘호통경영’으로 유명한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칭찬이라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반대로 아무리 사소한 실수라도 예외 없이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크게 질책한다. 그러나 한번 질책한 사원에 대해서는 특별히 두세 배 이상의 시간을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본인 몰래 부모나 아내에게 친필로 그 직원이 얼마나 성실하며 가치 있는 구성원인지를 감사해하는 편지도 쓴다. 이런 진심을 아는 직원들은 아무리 큰 호통을 들어도 불만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보고서를 보고 질책을 듣지 않으면 ‘이 일에 관심이 적구나’라며 의기소침해 할 정도다. 

켄 블리차드도 칭찬에 대해 ‘결과보다 과정을,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그리고 거짓 없이 진실한 마음으로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는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모두 내포한 칭찬의 모순적 속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칭찬으로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생각은 차라리 버리는 편이 낫다. 

5. 맡겼으면 간섭하지 마라?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리더라면 시시콜콜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한 번 맡겼으면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좋은 리더의 첫째 덕목으로 여기기도 한다. 자율과 창의, 임파워먼트, 아웃풋 중심의 성과관리 등의 경영학 용어들이 화두가 되면서 이런 인식은 더 확산되는 듯 하다. 

8,000미터 이상의 산을 오르는 일은 등반 전문가들에겐 하나의 예술로 얘기된다.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난관을 창조적으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산 등반에서는 아주 사소한 부주의나 실수가 바로 대원들의 목숨을 위협하기에 등반팀 리더는 등반 준비를 팀원에게 맡겼다고 해서 믿고 기다리지 않는다. 산악인 엄홍길씨는 “고산 등반에선 매듭 하나의 사소한 부주의로 목숨을 잃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섬세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서울에선 깜빡 잊은 물건을 다시 사면 되지만, 히말라야에선 그럴 수 없다”라며 팀원에게 맡긴 일임에도 수백 가지 품목을 몇 차례나 직접 점검한다. 

기업에서도 중요한 일일수록 리더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흔히 자율이나 임파워먼트를 얘기하면서 일을 맡기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임파워먼트는 부하 직원의 역량을 고려한 위임이어야 하며, 자율은 방임이 아니라 고도의 관리이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리더의 지원과 관심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스탠포드대 로버트 서튼 교수는 이런 관리를 “방해하지 않는 관리(Management by getting out of the way)”라고 칭하고, 사람을 제외한 업무환경, 학습환경, 보상환경 등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의 (주)무사시노를 이끌고 있는 고야마 노보루 사장은 매년 적자이던 회사를 연매출 39억 엔의 내실 있는 기업으로 바꾸어 2000년 대 일본의 각종 경영자상 수상한 주목받는 경영인이다. 그는 사람을 믿어도 일은 신뢰할 수 없다는 신조로 사장이라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점검하고 사소한 것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사람보다 조령모개 같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당장 결정하고, 당장 잘못을 알아채고, 당장 변경하는 신속, 민첩함이 생명이다”라며 리더로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변덕이 죽 끓듯 하다고 욕 좀 들으면 어떤가' 하는 의연함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애플이 혁신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주요 제품에 관한 테스트와 실험에 최고 경영진이 깊이 관여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리더의 관심과 지원이 CEO-경영진-일선 조직 간의 거리를 크게 좁히고 정확한 판단과 빠른 결정, 강력한 실행으로 연결된 것이다. 

너무 세세히 간섭하는 마이크로매니지먼트는 분명 피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냥 맡겨진 것보다 상사가 시간을 내어 함께 고민할 때 더 좋은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피터 드러커는 “리더십은 인기가 아니라 성과”라고 강조한 바 있다. 좋은 리더는 존경을 받는 사람이 아니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필요한 일을 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훌륭한 리더는 기법을 초월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어떤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은 그와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상반된 감정이 전달되기 때문에 효력을 잃게 된다고 한다. 예컨대 사실은 그렇지 않으면서 애정과 관심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쓰면 오히려 신뢰를 잃게 된다. 만약 리더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서 직원들의 행동을 바꾸려 한다면 설사 성공했더라도 좋아할 일이 아니다. ‘다룰 수 있는’ 대상으로 바보처럼 당한 꼴이 되어버린 것을 깨닫는 순간, 직원들은 리더를 더이상 신뢰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부하 직원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관리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업무다. 리더십 패러독스를 연구한 리차드 파슨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다룰 수 없다. 그럴 수 있다면 두렵다. 오히려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하나의 축복으로 느껴진다. 만약 어떻게 사랑을 얻는지 안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유혹이다” 고 말했다. 

유행을 좇고 기법으로 사람을 다룰 수 있다고 믿는다면 능력 있는 리더가 되기 어렵다. 리더에게는 어떤 행동과 말을 해야 할지 보다는 ‘왜 그렇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솔직한 반응과 열정을 이끌어내는 것은 기법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는 리더의 진심이다. 정말로 동료와 부하 직원을 존중한다면 그런 느낌은 인위적인 기법 없이도 충분히 전달되는 법이다.  <끝>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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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아이디어 많다고 창의적 조직 아니다

    조직내에 아무리 많은 아이디어들이 산적해 있다 하더라도 이들이 창의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조직을 창의적 조직이라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창의적 성과가 창출되기 위해서는 옥석을 가려내는 통찰...
    Date2012.05.04 By송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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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350년 난제였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논문 100페이지로 증명

    " xn+yn=zn 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2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에 옮기지는 않겠다" 350년 넘...
    Date2012.04.30 By송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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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직장생활 잘 하는 법 "보고 잘 하는 법/ 보고서 잘 쓰는 법"

    직장생활 잘 하는 법 "보고 잘 하는 법/ 보고서 잘 쓰는 법" 모든 조직생활이 마찬가지지만 회사 생활은 기본적으로 보고와 지시(피드백)의 연속이다. 보고를 잘 하는 것, 보고서를 잘 쓰는 일이 회사 생활의 가...
    Date2012.04.08 By송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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